떡집의 하루, 김새는 날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오늘 김은 잘 오를 것인가.'
쌀을 깨끗이 씻어 물에 담그고 하룻밤을 푹 재운다. 그리고 곱게 빻아서 시루에 올린 지 한참인데 어찌된 영문인지 올라야 할 김이 보이지 않는다.
'무슨 실수를 한 걸까.'
'때 이른 자책감일까.'
수없이 반복한 일이건만 김과의 만남은 늘 새롭다.
"빨리 나와! 이거뜨롸!"
▲ 떡집의 하루는 아침마다 김과의 한판 승부부터 시작한다. ©김대선
기다려 보지만 예감이 좋지 않다. 시루 한 귀퉁이에서 김이 오르는데 딱 거기까지다.
고르게 올라야 할 김이 한 쪽으로 새는 것이다.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것인데 죄 없는 김이지만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세상 모든 것이 그렇듯 온전한 것에는 균형과 조화가 필요하다. 오늘의 김은 쌀가루와의 조화로운 만남을 이루지 못했다. 한쪽으로 치우친 힘은 균형을 상실하고 조화를 이루지 못한 것이다.
둘러보면 이런 일이 꼭 떡만은 아니리라. 우리의 삶이... 정부의 정책이... 검찰의 수사가... 따져보면 균형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것이 부지기수다.
자. 이제 다시 시작이다.
가던 길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본다.
다시 균형과 조화를 생각해 본다.
김이 오르지 않는 곳을 찾아 김과의 소통을 주선한다.
그리고 깨닫는다.
의외로 일이 쉽게 풀릴 수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깨닫는다.
의외로 일이 쉽게 풀릴 수도 있다는 것을...
P.S 떡은 많은 장점을 지닌 음식입니다.
몸에 좋은 모든 식물성 재료들을 사용할 수 있으며 빵이나 과자에서 문제되고 있는 트랜스지방으로부터도 자유롭고 설탕과 소금도 적게 들어가서 요즘의 참살이(웰빙) 문화와도 잘 어울립니다. 혀끝의 맛도 맛이려니와 씹을 때 느끼는 치절감(齒切感) 또한 일품이어서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습니다. 게다가 쌀가루는 서로를 붙게 하는 찰기가 있어서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시대의 요구와도 상통하며 재료배합 면에서도 거의 무제한의 조화가 가능하므로 상생의 정신이 잘 표현되는 음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글쓴이 : 김대선(나눔떡집)
글쓴이 : 김대선(나눔떡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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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창 2009/06/12 01: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떡만 맛있는 줄 알았는데 글도 맛깔나군요.